독서기록/2021 (65)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1_25) 삼국지 5 - 이문열 무대는 형주로 옮겨지고 유비는 삼고초려를 통해 드디어 공명을 얻는다. 조조가 창끝을 형주로 돌리자 드디어 적벽대전의 서막이 오른다. 공명은 과연 하늘이 낸 사람인지라 앞날을 내다보는데 한치 어긋남이 없으니 드디어 유비에게도 천하를 다툴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원소에 이어 이번엔 주유와 노숙이 연의 최대의 피해자가 되었다. 주유는 속좁고 노숙은 어리숙하다. 공명을 돋보이기 위한 소설적 장치지만 본인들은 무덤에서 꽤나 한탄스러울 것 같다. (2021_24) 삼국지 4 - 이문열 4권에서는 오관참육장과 관도대전이 주 내용이다. 관도대전은 말할 것도 없고, 오관참육장도 결국 조조가 빠질 수 없는 이야기이니 사실상 조조가 그 어느 때보다 주연인 셈이다. 그리고 이문열의 출구 없는 조조 옹호도 절정을 달한다. 그에 대한 반발심리였을까? 원소의 끝없는 삽질과 캐릭터 붕괴를 보면서, 오히려 원소는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조조에게 패망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묘사되기 때문이다. 패자는 정사에서도 단점이 장점보다 앞서 기록되는 법인데 하물며 연의에서랴.. 이문열의 삼국지는 평역이라는 것을 늘 염두하고 읽어야 하는 책인 것 같다. 작가 개인의 생각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것을 별생각 없이 받아들이지는 말아야겠다. (2021_23) 삼국지 3 - 이문열 3권까지 읽다 보니 문득 실제 전투의 모습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전쟁이 무슨 격투기도 아니고, 전투의 승패가 두 장수의 일기토로 결정되진 않았을 텐데 소설에서 묘사되는 대부분의 전투는 일기토로 묘사되고 있던 것이었다. 더구나 나처럼 KOEI 삼국지 시리즈를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일기토를 정상적인 전투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 하지만 실제 전투는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구글에서 찾아보니 재밌는 글이 하나 있었다. 나관중이 삼국연의를 쓰던 원말명초는 연극이 발달한 시기였는데, 연극에서 보여주는 배우들의 전투가 그대로 소설에 투영된 것이라는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굳이 연극에서 전투신을 위해 수많은 배우들이 엑스트라로 동원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또한 .. (2021_22) 삼국지 2 - 이문열 왕윤의 이간계로 동탁은 처단되었으나, 황실을 바로 세우고자 했던 각료들의 뜻과 달리 동탁의 잔당인 이각과 곽사가 새로이 궁을 장악한다. 한편 지방에선 1세대 군벌들의 세력 다툼이 치열하다. 유표와 손견, 원소와 공손찬, 조조, 여포, 그리고 유비... 이미 중앙의 행정력은 지방에 미치지 못한 지 오래다. 군벌들은 일단 땅을 점령하고 황제에게 표를 올려 사후적으로 직책을 받아 명분과 권위를 얻는다. 아무리 난세라고 해도 명분은 천하를 얻는데 중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어찌 이리 다를 바가 없는지. (2021_21)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 C. S. 루이스 난해함을 떠나 소설 자체는 읽기 쉬웠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작가와 번역가의 역량이 돋보였다. 다 읽고 나니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어떤 영화냐 하면, 딱 기생충은 영화 말이다. 기생충에서 감독은 영화 내내 여러 상징과 비유를 보여주고 있고, 그 의도를 굳이 숨기지 않는다. 다만 나는 눈치 없는 평범한 관객이라 이렇게 생각했다. "저거 뭔가 상징인 거 같긴 한데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근데 이해는 안 가지만 그런 거 몰라도 영화는 재밌다." 이 책이 딱 그렇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태생적으로 신성을 믿는 프시케와 이성만을 좇는 여우 선생,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주인공 오루알. 결국 일련의 일들(!)을 통해 주인공이 마침내 신의 존재를 진정으로 믿게 되는, 뭐 .. (2021_20) 삼국지 1 - 이문열 세 번째로 다시 읽는 삼국지이다. 제일 처음 읽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고 두 번째는.. 기억이 안 난다. 20살 넘어서 봤던가?.. 아무튼 확실한 것은 군 전역 이후로 본 적은 없다는 것이다. 30대가 된 나에게 삼국지는 어떻게 읽힐까? 이제 겨우 한 권을 읽은 게 전부지만 소감을 간단히 말하자면, 이것은 정사가 아니라 연의라는 것을 계속 의식하면서 보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소설적 내용에 몰입하되 그것이 역사적 사실의 영역까지 지 뻗어나가는 것을 엄히 차단하려는 느낌이다. 의식하고 보는 것은 아닌데 그렇게 된다. 이 부분이 예전과 또 다른 재미를 줄지, 아무튼 기대해본다. (2021_19) Money Master the Game - Tony Robbins 요즘 영어 때문에 이코노미스트와 원서를 우선해서 읽다 보니 독서에 영 속도가 안 난다. 1년에 100권은커녕 50권 채우기도 버거울 듯.. 이 책만 해도 워낙 두께가 두껍기도 했고 매일 몇 장씩만 읽다 보니 다 읽는데 거의 한 달이 걸린 것 같다. 국내에서는 단순히 올웨더 포트폴리오가 소개된 최초의 책 정도로 알려져 있는 거 같다. 맞는 말이고, 나도 그것 때문에 사긴 했는데.. 돈을 불리는 방법 외에 눈길이 가는 게 2가지 있었다. 첫째는 은퇴 후 보증된(guaranteed)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리사로서 너무 공감이 갔고 실제로 나의 재테크 전략 중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재테크를 등산에 비유한 것이 완전 찰떡이었다. 자산을 불리는 것은 산에 올라.. (2021_18) 황제뽑기 - 권중달 세번째로 읽는 자치통감 행간읽기 시리즈이다. 앞서 읽은 '중국분열'과 '위진남북조 시대를 위한 변명'에 비하면 재미는 덜하다. 계속 같은 스토리가 반복돼서 일까? 어렸을 때 중국은 만인지상 천자가 지배하는 절대권력 체제이고 일본은 천황을 앞세우고 실제로는 막부가 지배하는 이중지배체제라고 배웠다. 겉보기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이 먹고 다시 보니 결국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명분이 중시되는 동아시아의 정치체제에서 얼굴마담은 필수부가결했고, 그 얼굴마담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암투가 빈번히 일어나는 것이다. 중국의 역사는 중신들, 외척, 환관, 군벌이 목숨을 걸고 우위에 서려는 투쟁의 역사이기도 했다. 삼국시대와 위진남북조시대야 워낙 난세였으니 그렇다고 쳐도 한/당 양제국에서도.. (2021_17) 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 - Dan Ariely 2012년 신입사원 시절 무모하게 샀다가 몇 장 읽고 포기한 원서. 10년 가까이 지나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근래에 내가 읽었던 원서 중에 가장 쉽게 느껴졌다. 문장이나 단어도 물론 쉬웠지만 자간 간격도 넓고 책도 두꺼운 편이 아니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수행한 다양한 실험은 인간은 원래 감정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점을 강하게 보여준다. cheating은 합리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사례에서 일어난다. 혼자 있을 때, 감시자가 있을 때, 내가 집단에 속해 있을 때, 집단 구성원과 친할 때/친하지 않을 때 등등. 이와 같은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은 부정을 저지르기도 하고 정직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의 원인은 부정을 저지름으로써 얻는 이익의 기댓값 따위 아니다. .. (2021_16) 프레임 - 최인철 이 책이 나온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이제 프레임이란 개념은 사람들에게 꽤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레임을 잘 활용하고 체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나 또한 그렇다. 나는 이 개념을 2011년에 알게 됐다. 이 책을 통해서는 아니었지만. 1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그때랑 지금이랑 내게 다르게 느껴지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불완전성이다.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느껴지는 것도 이렇다. 프레임을 잘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기에 너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 긍정적인 프레임을 구축하고 타인의 프레임을 정교하게 이용하는 능력 따위는 하루아침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그저 하루하루, 작은 일부터 잘해 나가는 게 정답이 아..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