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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2021

(2021_23) 삼국지 3 - 이문열

 

3권까지 읽다 보니 문득 실제 전투의 모습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전쟁이 무슨 격투기도 아니고, 전투의 승패가 두 장수의 일기토로 결정되진 않았을 텐데 소설에서 묘사되는 대부분의 전투는 일기토로 묘사되고 있던 것이었다. 더구나 나처럼 KOEI 삼국지 시리즈를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일기토를 정상적인 전투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 하지만 실제 전투는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구글에서 찾아보니 재밌는 글이 하나 있었다. 나관중이 삼국연의를 쓰던 원말명초는 연극이 발달한 시기였는데, 연극에서 보여주는 배우들의 전투가 그대로 소설에 투영된 것이라는 것이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굳이 연극에서 전투신을 위해 수많은 배우들이 엑스트라로 동원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또한 연의는 일종의 무협소설이기도 하기 때문에 신기에 가까운 장수들의 무예 자체가 하나의 재밌는 이야깃거리이자 캐릭터를 형성하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했을 것이다. 아무튼 소설은 소설일 뿐이니 재밌게 읽으면 그만이다. 다만, 단 몇 줄로 묘사되는 여러 장수의 무공 이면에는 전략 수립, 통솔, 동원, 보급 등 수많은 병사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이 시대의 비극이 좀 더 느껴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