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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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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_68) 강남의 낭만과 비극 - 박한제 박한제 교수의 중국 역사 기행 2권에 해당되는 책이다. 중국사에서 가장 특이했던 시기를 뽑으라면 역시 육조시대가 아닐까 싶다. 좋게 말하면 귀족제가 꽃피웠던 시기라고 말할 수도 있고, 나쁘게 말하면 위정자들이 정말 노답이었던 시대이기도 한 그런 시대. 뭐가 됐든 백성들 입장에서는 여간 힘든 게 아니었을 것이다만. 육조시대가 나름 중국 역사의 흐름에 족적을 남긴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강남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경제 중심은 강남, 정치 중심은 화북이라는 이중 체제가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의 관계를 본다면 이는 현재까지 유효한 듯하다. 이 시대는 지배층이 온전한 치국 정신이 부족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동란을 피해 화북에서 강남으..
(2020_67) 영웅 시대의 빛과 그늘 - 박한제 박한제 교수의 중국 역사기행 1편에 해당되는 책이다. 국내에 흔치 않은 위진남북조~수당 시대 전공 교수로서, 저자는 답사기행 형식을 빌려 테마 별로 역사적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다. 1권은 주로 삼국시대에서 서진을 지나 오호시대 초반부의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서진이 멸망함으로써 본격적인 오호십육국 시대의 막을 올리게 되었다. 그 이후 200여 년간 계속된 호한융합의 결과로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 마지않는 당같은 세계제국이 탄생하였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그러나 호한융합시 흥망 했던 호족 왕조들은 현재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한 듯하다. 저자가 방문한 곳들은 보통 유명한 유적지가 아니며 어떤 곳은 현지인들조차 모르는 곳이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그중 한 예가 바로 동작대로 유명한 조조의 도시, ..
(2020_66) 대당 제국 쇠망사 - 자오이 흔히 당나라는 환관과 번진 때문에 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일견 맞는 말이나, 이건 너무 피상적인 이야기인 듯하다. 한 나라의 멸망이, 그것도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당제국의 멸망이 어디 전적으로 환관과 번진 만의 탓이었겠는가. 저자는 100년이 넘는 당의 몰락 과정을 보여준다. 안사의 난 이후 덕종 치세부터 장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 있다. 당의 천자들은 다른 왕조들에 비해 확실히 암군이 적었다. 군벌화 되어버린 번진도 초기에는 합리적인 이유로 변경에 설치된 군진들이었다. 환관이 정치에 끼어들면 나라가 어지러워진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었고, 태종도 이를 막기 위해 환관의 정치세력화를 막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두었다. 환관이 금군 지휘권을 갖게 된 배경이나, 환관이 지방..
(2020_65) 돈의 속성 - 김승호 화제의 책 돈의 속성을 드디어 읽었다. 뻔한 내용인 줄 알지만 안 볼 수 없는 책이었다. 언제나 진리는 단순하다. 기본에 충실할 것. 사실 몇 달 전에 읽은 부의 추월차선(MJ 드마코 저)이 조금 읽기에 거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이 났다. 젊어서 부자가 되지 않으면 실패한 것과 같다고 말하는 '부의 추월차선'과 꾸준함을 강조하는 '돈의 속성'. 둘 중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두 책 모두 진실의 일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에게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이다. 인생은 젊었을 때 불타올랐다가 끝나버리는 성냥 같은 존재가 아니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빠르게' 보다는 '옳은 방향을 향해' 가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수입이 일정하게 발생한다는 건 ..
(2020_64)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 SBS 스페셜 제작팀 이직한 후 퇴근 시간이 빨라지다 보니, 매일 저녁은 온 가족이 함께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밥상머리 교육 관련한 책을 찾아보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감상보다는 정보 습득을 위해 읽게 되었다. 3세 정도 아이에게는 얼마나 많이 말하는 것보다 얼마나 많은 어휘에 노출되는가가 더 중요 책 읽기 : 부모의 일방적인 어휘에 노출되는 것 vs 가족 식사 : 아이가 자발적으로 부모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더 多 책을 읽어주면서 설명식 대화를 병행할 때 언어 발달에 더 도움 밥상머리에서 쓰는 부모들의 대화가 아이의 언어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데는 아이들의 모방심리 때문임 결국 아이가 구술 언어 기술을 얼마만큼 습득할 수 있는가는 부모의 어휘력보다는 태도에 달려 있다. 아이에게 끊임없이..
(2020_63) 군벌 - 이건일 오랜만에 중국사의 세계로 돌아왔다. 근대 중국사를 이해하기 위해선 군벌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조금 과장하면 중국 근대사가 곧 군벌사라고 봐도 될 정도니까. 지금까지 내가 알던 중국사는 굉장히 피상적으로, 대충 사건만 읊자면 신해혁명 - 북벌 - 국공합작 - 중일전쟁 - 국공내전 -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정도이다. 이 사건들 사이를 꽉 채워주는 게 바로 군벌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군벌은 누구인가? 정확한 정의와 배경은 시대마다 다르지만, 쉽게 이해하자면 중국 난세에 수많은 지역에서 등장했던 군사력을 가진 모든 세력들을 군벌로 보아도 무리 없을 것 같다. 특히 왕조의 창업자들은 예외 없이 군벌 출신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보통 '군벌'이라고 말할 때는 중국 근대사에 등장했던 세력들만을..
(2020_62) 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배크만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오베라는 남자를 드디어 읽었다. 리디셀렉트 프로모션 덕분에 공짜로 읽은 마지막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표지를 참 잘 디자인한 것 같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오베는 정말 표지에 있는 사람처럼 생겼을 거 같다는 생각이 마구 드니까 말이다. 오베는 까마득할 정도로 고지식하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까칠하다. 하지만 평생 아내 소냐만을 사랑하는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소냐를 떠나보낸 뒤 실의에 빠져 자살을 결심한 오베가 주변 이웃들과 여러 사건에 엮이면서 점차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그런 내용의 소설이다. 작가는 오베에 대해 처음부터 일관되게 주장하고 싶은 것 같다. "겉으로는 까칠하고 고집불통처럼 보이지만 사실 오베는 선한 사람이며 그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과거에 이러이러한 사건이 있..
(2020_61) 떨림과 울림 - 김상욱 이 책의 부제는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이다. 이 한 문장이 이 책의 성격을 한마디로 요약해주고 있다. 사실 과학자가 쓴 에세이 정도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단 과학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어찌 됐던 물리학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사실 어떤 직업인이든 자신의 업이 일정 부분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될 수밖에 없는 거 같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물리 관련 내용보다는, 물리학을 가지고 어떻게 확장적으로 사고하는지가 더 흥미로운 책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칠까 한다. 의미나 가치는 인간이 만든 상상의 산물이다. 우주에 인간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는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의미 없는 우주에 의미를 부..
(2020_60) 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 - 리처드 플레처 이슬람이 발흥한 시기부터 근대까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교류사에 관한 책이다. 저자가 영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양 진영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일반적인 고정관념과 달리 그들이 늘 다툰 것만은 아니다. 끊임없이 교역을 했고, 활발한 번역을 통해 지적 세계를 확장하기도 했다. 어떤 지역은 두 종교가 물리적으로 공존하며 살아가야 했던 지역이기도 했는데, 오늘날 스페인과 레반트 지역이 바로 그곳이다. 그러나 천년이 넘는 세월을 부대끼고 살아왔음에도 그들은 진정한 의미의 공존을 이루어본 적이 없는데, 이는 꽤 흥미로웠다. 그리고 오늘날 둘 사이는 더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되기만 했으니 적어도 내 생애에 양측의 화합을 보는 것은 난망한 일일 듯하다. 하루아침에 사이가 좋아..
(2020_59) 러시아 혁명사 강의 - 박노자 우리나라는 이념에 의해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다. 때문에 러시아 혁명과 공산주의에 대해 객관적으로 배우기 참으로 어려운 환경이다. 미디어에서의 담론에 있어서도 용어 오남용 문제는 심각하다. 거의 뭐 공산주의=사회주의=빨갱이=세금 많이 걷음=반재벌=반자본=규제.... 이런 막무가내식 아니던가? 최소한 어떤 사상을 비판을 하려면 그 배경과 역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은 크게 레닌/트로츠키/스탈린/유럽 좌파 정당/아시아와 러시아 혁명/적색 개발주의 이렇게 6개의 주제로 나눠져 있다. 우선 그동안 희미하게 알고 있던 개념을 확실히 잡게 된 게 하나 있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자본가에게 국적은 무의미하다. 따라서 민족/국적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