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174)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1_02)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 - 헨리 키신저 학자로서, 외교관으로서 헨리 키신저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라는 말에는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이 책의 위상이 아닌 책 자체로만 본다면,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괴로움을 생각하면 말이다... 우선 이 책은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차라리 읽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냐는 생각이 들 만큼 내용이 아주 깊다. 또 글 자체가 이해하기가 난해하다. 많은 독자들이 지적했듯이 매끄럽지 못한 번역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키신저 본인이 문장을 꼬아서 쓴 탓도 있는 것 같다. 아래는 한 문장만 예시로 찾아본 것이다. 판단은 알아서... (원문)"Western Europeans emerging from the Napoleonic upheavals views with awe an.. (2021_01) 공정하다는 착각 - 마이클 샌델 현대 사회에서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을 다루고 있다. 사실 이 책에 새로운 내용은 없다. 우리 모두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기엔 힘들어졌으며, 용이 용을 낳는 사회가 되어버렸음을. 그렇기에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라고,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하라고 SNS에 올렸을 때 우리 모두가 분노했던 거 아니겠는가? 정유라의 말이 딱히 틀린 게 없었으니 말이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여기서 정유라도 '능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현대사회에서 능력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사전적 의미가 아닌, 진짜 의미 말이다. 능력주의 이념이란 이런 것이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노력하여 성공하면 대우받는 것이 당연하다." "누구나 능력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2020_76) 돈의 인문학 - 홍익희 책 제목에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니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근대 이후 경제사를 바탕으로 현재 뉴노멀 자본주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지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로 신용화폐 시대가 된지도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다. 금에 붙들려 있던 부채의 팽창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자본주의 체제에서, 만약에 경제위기가 없었으면 부채가 폭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단언컨대 그럴 일은 없다. 금 같은 현물에 연동되어 있지 않는 한 신용은 무한 증식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경제위기가 없었으면 부채가 폭증하지 않았을 것이다"가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는 "경제위기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종국에는) 부채가 폭증할 수밖에 없다"라고 .. (2020_75) 부의 골든타임 - 박종훈 2020년 자산시장 코로나라는 역대급 이슈 덕분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작년 12월만 해도 팬데믹 사태가 벌어줄 질 누가 알았을까? 올해 3월에 시장이 폭락할 때 이렇게까지 빨리 시장이 회복될 줄 알았을까? 연준과 미국 정부가 전례 없는 부양책을 펼칠지 누가 알았을까? 후견지명의 입장에서 돌아보면 시장은 함부로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하지만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시장 상황이 와도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적절하게 버블에 올라탈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책의 제목인 골든타임은 결국 부채 사이클을 의미한다. 부채 부채 부채! 현대 자본주의에서 부채로 인한 버블 사이클을 이해하는.. (2020_74) 부의 대이동 - 오건영 오건영 팀장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람이다 보니 그가 평소에 주장하는 바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아주 좋았다. 어려운 내용을 이토록 이해하기 쉽게 풀어쓰는 저자의 능력은 참 부럽다. 이 책의 결론은 간단하다. "달러는 안전자산으로서, 금은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으로서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담아라!" 이 한줄의 주장을 위해 저자는 여러가지 근거와 예시를 들며 설명을 하고 있다. 달러와 금은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담아야 할 자산이다. 한국 국채는 앞으로 상당기간 안전자산이다. 하지만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 전의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를 보면 보라! 달러는 한국같은 이머징 시장에서 궁극의 안전자산.. (2020_73)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 - 조슈아 웡 조슈아 웡이 작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결국 수감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늘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책인데 이제야 집어 들게 되었다. 이 책은 조슈아가 우산 시위 전후에 있었던 일을 기록했던 것을 펴낸 것이다. 어린 학생이었음에도 상당히 성숙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어렸기 때문에 행정장관 직선제라는 이상을 내세울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중앙정부가 그러한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학민사조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다음의 두 마디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 아니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예술이다." "희망이 보여서 계속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야 희망이 보.. (2020_72)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 짐 로저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어봤지만 역시나 였다. 짐 로저스가 평소에 하던 얘기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이었다. 디테일한 행동에 대한 지침은 없다. 다만 짐 로저스가 늘 그렇듯이 대국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사실 이런 주장이 진리에 더 가까울 테지만 김이 새는 건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원래 단기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에 더 반응하니까. 중국과 러시아, 한국의 미래는 밝다. 미국 유럽, 일본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인도 또한 고평가 되어 있으며 개방에 폐쇄적으로 대응하는 이상 전망도 밝지 않다. 공짜 점심은 없다. 2008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부채 파티의 대가는 언젠가 반드시 치를 것이다. 10~15년마다 세상은 크게 변한다. "이번만은 다르다"라고 하는 시장 상황은 절대적으로 피해라. 위기는 위험과 기.. (2020_71) 대송 제국 쇠망사 - 자오이 대당 제국 쇠망사의 후속 편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전작에서는 안록사의 난으로 당이 난장판이 된 시점부터 시작했다면, 이번 책은 조광윤이 송을 세우는 시점부터 시작한다. 즉 제목은 쇠망사이지만 실제적으로는 통사에 가깝다. 송은 다른 중국의 통일제국과 비교 했을 때 독특한 면이 있다. 우선 눈에 띄는 성군이 없다. 보통 각 통일 왕조마다 얼굴마담 격의 황제가 한 명은 있기 마련이다. 한무제, 당태종, 원쿠빌라이, 명 영락제, 청 강희제 - 창건자를 제외했을 때 누가 봐도 가장 먼저 떠올리는 황제들일 것이다. 그런데 송은 그런 황제가 없다. 굳이 따지면 인종이나 효종? 허나 앞의 인물들과 비교하면 이름값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 어찌 됐든 국가 운영의 시스템은 나름 견고했던 것 같다. 황제들의 묘호도 다른 .. (2020_70) The Fault in Our Stars - John Green 오랜만에 읽는 원서다. 암투병 중인 두 청소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로맨스에 죽음이라는 요소를 추가하였다. 둘은 청소년답게 짧은 시간에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결국 남주인공인 어거스터스는 암이 재발하여 죽고 만다. 주인공인 헤이즐 증상을 보건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암은 업무적으로 늘 가까이 있는 존재다. 하지만 암이라는 녀석을 데이터를 통해 보는 것과, 비록 소설일지라도 몸소 투병 중인 사람을 통해 보는 것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데이터를 통해 진단일, 입원일, 진단코드, 발생률 트렌드, 고연령자 할증 산정 등을 기계적으로 하고 있지만, 데이터의 숫자 하나하나가 암으로 고통받는 누군가의 소중한 인생에서 나왔음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대할 수 .. (2020_69) 제국으로 가는 긴 여정 - 박한제 역시 남북조시대의 진짜 주인공은 선비족의 북위가 아닐까 싶다. 2권에서 다룬 남조 이야기에 비해 훨씬 역동적이고 암 걸릴 것 같은 인물도 적다. 저자인 박한제 교수가 호한융합론을 주장하는 학자임을 감안하더라도, 북조가 훨씬 나라다웠다는 것만은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탁발 선비의 북위가 동위/서위를 거쳐 북주/북제가 되고 수/당제국으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 곳곳에 역사적 교훈이 숨어있다. 사회적 다원화와 문화적 다양성은 스스로 발생하지 않는다. 외부 세력과 기존 세력의 융합 과정이 필요하며,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통합이 성공적이라면 그 과실은 달다. 알렉산드로스 제국이 그랬고, 로마제국이 그랬으며, 당제국이 그러했다. 기득권의 힘을 누르는 개혁이 무사히 완수되는 일은 극히 .. 이전 1 ··· 13 14 15 16 17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