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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_73)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 - 조슈아 웡 조슈아 웡이 작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결국 수감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늘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책인데 이제야 집어 들게 되었다. 이 책은 조슈아가 우산 시위 전후에 있었던 일을 기록했던 것을 펴낸 것이다. 어린 학생이었음에도 상당히 성숙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어렸기 때문에 행정장관 직선제라는 이상을 내세울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중앙정부가 그러한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학민사조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다음의 두 마디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 아니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예술이다." "희망이 보여서 계속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야 희망이 보..
(2020_72)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 짐 로저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어봤지만 역시나 였다. 짐 로저스가 평소에 하던 얘기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이었다. 디테일한 행동에 대한 지침은 없다. 다만 짐 로저스가 늘 그렇듯이 대국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사실 이런 주장이 진리에 더 가까울 테지만 김이 새는 건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원래 단기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에 더 반응하니까. 중국과 러시아, 한국의 미래는 밝다. 미국 유럽, 일본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인도 또한 고평가 되어 있으며 개방에 폐쇄적으로 대응하는 이상 전망도 밝지 않다. 공짜 점심은 없다. 2008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부채 파티의 대가는 언젠가 반드시 치를 것이다. 10~15년마다 세상은 크게 변한다. "이번만은 다르다"라고 하는 시장 상황은 절대적으로 피해라. 위기는 위험과 기..
(2020_71) 대송 제국 쇠망사 - 자오이 대당 제국 쇠망사의 후속 편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전작에서는 안록사의 난으로 당이 난장판이 된 시점부터 시작했다면, 이번 책은 조광윤이 송을 세우는 시점부터 시작한다. 즉 제목은 쇠망사이지만 실제적으로는 통사에 가깝다. 송은 다른 중국의 통일제국과 비교 했을 때 독특한 면이 있다. 우선 눈에 띄는 성군이 없다. 보통 각 통일 왕조마다 얼굴마담 격의 황제가 한 명은 있기 마련이다. 한무제, 당태종, 원쿠빌라이, 명 영락제, 청 강희제 - 창건자를 제외했을 때 누가 봐도 가장 먼저 떠올리는 황제들일 것이다. 그런데 송은 그런 황제가 없다. 굳이 따지면 인종이나 효종? 허나 앞의 인물들과 비교하면 이름값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 어찌 됐든 국가 운영의 시스템은 나름 견고했던 것 같다. 황제들의 묘호도 다른 ..
(2020_70) The Fault in Our Stars - John Green 오랜만에 읽는 원서다. 암투병 중인 두 청소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로맨스에 죽음이라는 요소를 추가하였다. 둘은 청소년답게 짧은 시간에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결국 남주인공인 어거스터스는 암이 재발하여 죽고 만다. 주인공인 헤이즐 증상을 보건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암은 업무적으로 늘 가까이 있는 존재다. 하지만 암이라는 녀석을 데이터를 통해 보는 것과, 비록 소설일지라도 몸소 투병 중인 사람을 통해 보는 것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데이터를 통해 진단일, 입원일, 진단코드, 발생률 트렌드, 고연령자 할증 산정 등을 기계적으로 하고 있지만, 데이터의 숫자 하나하나가 암으로 고통받는 누군가의 소중한 인생에서 나왔음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대할 수 ..
(2020_69) 제국으로 가는 긴 여정 - 박한제 역시 남북조시대의 진짜 주인공은 선비족의 북위가 아닐까 싶다. 2권에서 다룬 남조 이야기에 비해 훨씬 역동적이고 암 걸릴 것 같은 인물도 적다. 저자인 박한제 교수가 호한융합론을 주장하는 학자임을 감안하더라도, 북조가 훨씬 나라다웠다는 것만은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탁발 선비의 북위가 동위/서위를 거쳐 북주/북제가 되고 수/당제국으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 곳곳에 역사적 교훈이 숨어있다. 사회적 다원화와 문화적 다양성은 스스로 발생하지 않는다. 외부 세력과 기존 세력의 융합 과정이 필요하며,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통합이 성공적이라면 그 과실은 달다. 알렉산드로스 제국이 그랬고, 로마제국이 그랬으며, 당제국이 그러했다. 기득권의 힘을 누르는 개혁이 무사히 완수되는 일은 극히 ..
(2020_68) 강남의 낭만과 비극 - 박한제 박한제 교수의 중국 역사 기행 2권에 해당되는 책이다. 중국사에서 가장 특이했던 시기를 뽑으라면 역시 육조시대가 아닐까 싶다. 좋게 말하면 귀족제가 꽃피웠던 시기라고 말할 수도 있고, 나쁘게 말하면 위정자들이 정말 노답이었던 시대이기도 한 그런 시대. 뭐가 됐든 백성들 입장에서는 여간 힘든 게 아니었을 것이다만. 육조시대가 나름 중국 역사의 흐름에 족적을 남긴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강남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경제 중심은 강남, 정치 중심은 화북이라는 이중 체제가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의 관계를 본다면 이는 현재까지 유효한 듯하다. 이 시대는 지배층이 온전한 치국 정신이 부족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동란을 피해 화북에서 강남으..
(2020_67) 영웅 시대의 빛과 그늘 - 박한제 박한제 교수의 중국 역사기행 1편에 해당되는 책이다. 국내에 흔치 않은 위진남북조~수당 시대 전공 교수로서, 저자는 답사기행 형식을 빌려 테마 별로 역사적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다. 1권은 주로 삼국시대에서 서진을 지나 오호시대 초반부의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서진이 멸망함으로써 본격적인 오호십육국 시대의 막을 올리게 되었다. 그 이후 200여 년간 계속된 호한융합의 결과로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 마지않는 당같은 세계제국이 탄생하였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그러나 호한융합시 흥망 했던 호족 왕조들은 현재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한 듯하다. 저자가 방문한 곳들은 보통 유명한 유적지가 아니며 어떤 곳은 현지인들조차 모르는 곳이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그중 한 예가 바로 동작대로 유명한 조조의 도시, ..
(2020_66) 대당 제국 쇠망사 - 자오이 흔히 당나라는 환관과 번진 때문에 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일견 맞는 말이나, 이건 너무 피상적인 이야기인 듯하다. 한 나라의 멸망이, 그것도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당제국의 멸망이 어디 전적으로 환관과 번진 만의 탓이었겠는가. 저자는 100년이 넘는 당의 몰락 과정을 보여준다. 안사의 난 이후 덕종 치세부터 장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 있다. 당의 천자들은 다른 왕조들에 비해 확실히 암군이 적었다. 군벌화 되어버린 번진도 초기에는 합리적인 이유로 변경에 설치된 군진들이었다. 환관이 정치에 끼어들면 나라가 어지러워진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었고, 태종도 이를 막기 위해 환관의 정치세력화를 막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두었다. 환관이 금군 지휘권을 갖게 된 배경이나, 환관이 지방..
(2020_65) 돈의 속성 - 김승호 화제의 책 돈의 속성을 드디어 읽었다. 뻔한 내용인 줄 알지만 안 볼 수 없는 책이었다. 언제나 진리는 단순하다. 기본에 충실할 것. 사실 몇 달 전에 읽은 부의 추월차선(MJ 드마코 저)이 조금 읽기에 거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이 났다. 젊어서 부자가 되지 않으면 실패한 것과 같다고 말하는 '부의 추월차선'과 꾸준함을 강조하는 '돈의 속성'. 둘 중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두 책 모두 진실의 일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에게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이다. 인생은 젊었을 때 불타올랐다가 끝나버리는 성냥 같은 존재가 아니라고 믿는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빠르게' 보다는 '옳은 방향을 향해' 가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수입이 일정하게 발생한다는 건 ..
(2020_64)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 SBS 스페셜 제작팀 이직한 후 퇴근 시간이 빨라지다 보니, 매일 저녁은 온 가족이 함께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밥상머리 교육 관련한 책을 찾아보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감상보다는 정보 습득을 위해 읽게 되었다. 3세 정도 아이에게는 얼마나 많이 말하는 것보다 얼마나 많은 어휘에 노출되는가가 더 중요 책 읽기 : 부모의 일방적인 어휘에 노출되는 것 vs 가족 식사 : 아이가 자발적으로 부모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더 多 책을 읽어주면서 설명식 대화를 병행할 때 언어 발달에 더 도움 밥상머리에서 쓰는 부모들의 대화가 아이의 언어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데는 아이들의 모방심리 때문임 결국 아이가 구술 언어 기술을 얼마만큼 습득할 수 있는가는 부모의 어휘력보다는 태도에 달려 있다. 아이에게 끊임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