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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_16) 프레임 - 최인철 이 책이 나온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이제 프레임이란 개념은 사람들에게 꽤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레임을 잘 활용하고 체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나 또한 그렇다. 나는 이 개념을 2011년에 알게 됐다. 이 책을 통해서는 아니었지만. 1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그때랑 지금이랑 내게 다르게 느껴지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불완전성이다.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느껴지는 것도 이렇다. 프레임을 잘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기에 너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 긍정적인 프레임을 구축하고 타인의 프레임을 정교하게 이용하는 능력 따위는 하루아침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그저 하루하루, 작은 일부터 잘해 나가는 게 정답이 아..
(2021_15) 아트인문학 - 김태진 (재독) 미술에 대해 더 공부하고 알고 싶게 만드는 책.
(2021_14) 투자의 심리학 - 구본기 탈렙 교수의 사상과 비슷한 책을 찾다가 읽게 된 책이다. 회의주의적 사고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자가 어떤 근거를 내세울지 기대했건만 솔직히 내용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저자가 가장 마지막 장에서 회의주의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평범한 금융회사들과 재테크 전문가들도 각종 투자에 대한 그럴듯한 거짓말로 우리를 속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재테크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제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눈 뜨고 코 베이는 곳이 바로 재테크 시장입니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금융회사는 거짓말쟁이이니 속지마라가 결론인 것인가? 여기에는 크게 2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금융회사를 무조건 믿지 말아야 할 존재로 낙인찍어..
(2021_13) 행운에 속지 마라 - 나심 탈렙 Antifragile을 원서로 읽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탈렙의 글이 워낙 어렵기로 유명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원서는 겸허히 포기하고 번역서로 읽었다. Antifragile은 행운에 속지마라보다 나중에 나온 책이기 때문에 나는 순서를 반대로 읽은 셈이다. 하지만 내용 이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작가의 기본 사상은 동일하기 때문에 오히려 Antifragile에 대한 복습 효과가 있었다. 인간 이성에 대한 끝없는 회의와 운에 대한 작가의 확고한 신념은 여전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은 '확정'된 것이므로 '필연'이라는 상식에 그는 반기를 든다. 맞는 말임에도 인간은 늘 확정과 필연을 혼동한다. 확정은 사건 자체만 바라보지만 필연은 거기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과거에 일어난 일은 무수히 많은 가능성중에..
(2021_12) 일을 잘한다는 것 - 야마구치 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감명깊게 읽고 나서 야마구치 슈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 그가 최근에 낸 책이기에(공저이긴 하지만) 별 고민없이 읽게 되었다. 이직한지 얼마 안된 내 상황도 한가지 이유이기도 했다. 꽤나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초반부터 두 작가는 일을 잘한다는 것에 있어 '감각'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다. 감각은 쉽게 말해 기술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 다 중요한 요소지만 현대 사회는 그 어느때보타 기술적 능력에 초점이 맞춰지고 감각은 경시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적극 공감되는 바다. "현재 사회는 해답이 과잉된 상태이며 문제가 희소한 상태다(p.434)." 문제해결은 AI가 더 잘한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인간이 더..
(2021_11) 아비투스 - 도리스 메르틴 아비투스란 세상을 사는 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자면 한 개인이 갖는 모든 '자본'을 의미한다. 이 책의 부제가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이를 7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심리자본 1. 인간을 강하게 하는 자원 예) 희망, 자신감, 낙관주의, 회복탄력성 2. 정신력, 감정적 평온 지속적인 발전 추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행동하게 한다. 문화자본 1. 내면화된 문화적 관점 일상에서 가치관, 취향, 지적 관심으로 표현됨 2. 문화를 통해 만들어졌거나, 문화적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제품 예) 책, 전자 매체, 악기, 스트리밍 서비스, 예술 작품, 스포츠 장비 등 지식자본 1. 졸업장, 학위, 자격증 고학력자의 시..
(2021_10) 악의 - 히가시노 게이고 하기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용의자 X의 헌신 외에는 본적이 없었다. 사실 그것도 너무 옛날이라 진짜 읽었었는지 헷갈릴 정도다. 그래도 워낙 유명한 작가인건 알고 있었고 선물로 받은 만큼 약간의 의무감을 갖고 읽어 보았다. 별 생각없이 봤는데 아주 재미있었고 반전에 반전이 거듭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후딱 읽었다. 안티프래질로 두둘겨 맞은 뇌세포가 안정화되는 느낌이랄까. 역시 이 맛에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이 소설의 핵심은 '진정한' 살해 동기이다. 노노구치는 대체 왜 친구인 히다카를 죽였는가? 불륜때문인줄 알았던 살해 동기가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처음에는 조금 허무했다. 한마디로 히다카에 대한 노노구치의 오랜 악감정 때문이라는 것인데... 논리적 비약이 아닌가 싶었지만, 타인의 대한 악의가 ..
(2021_09) Antifragile: Things That Gain from Disorder - Nassim Nicholas Taleb 이코노미스트로 연습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완독은 꿈도 못 꿨겠지만 '어쨌든' 다 읽긴 읽었다. 사실 보험계리를 생업으로 하다 보니 친숙한 내용이 많았다. 하지만 작가 특유의 문체와 광범위한 상식을 요하는 예시들 때문에 읽는 동안 많은 좌절을 겪어야만 했다. 어쨌든 다 읽느라 수고한 나 자신... 칭찬한다. 수많은 개념이 등장하지만, 결국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불확실성에서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는 포지션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커리어, 재테크, 인간관계 등 인생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다. 백번 공감이 간다. 현대처럼 '비선형적 불확실성'이 '비선형적'으로 커지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재테크에 비유하자면 모건 하우절이 돈의 심리학에서 주장했던 바와 일맥상통한다. 외부요인의..
(2021_08) 이란의 역사 - 유흥태 이 책은 이슬람 유입 이후 이슬람 혁명까지의 기간을 다루고 있다. 흔히 페르시아라고 하면 아케메네스조나 사산조를 떠올리곤 하는데 사실 그 이후의 일은 잘 알지 못했다. 흔히 아바스나 셀주크 같은 중세 왕조들을 페르시아의 정통을 잊는 왕조라고 생각하진 않으니까 말이다. 그런 면에서 한때 오스만과 자웅을 겨뤘던 사파비조는 오랜만에 등장한 페르시아의 적통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무엇보다 이란이 시아 이슬람 국가가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 왕조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역시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팔레비 왕조와 이슬람 혁명이다. 이란은 한때 서구화가 많이 진행되었다가 이슬람 혁명을 거치며 급격히 보수화 되어 '버렸다고' 많은 한국인들이 알고 있다. 물론 큰 틀에선 사실이다. 하지만 이란은 이슬람이..
(2021_07) 오스만 제국 찬란한 600년의 기록 - 오가사와라 히로유키 오랜만에 역사책을 손에 집었다. 오스만 제국 찬란한 600년의 기록 - 국내에서 찾기 쉽지 않은 오스만 제국의 통사를 다루는 책이다. 오스만 제국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세습 왕조를 기준으로 600년이라는 기간은 유목민족, 정주민족 가릴 것 없이 굉장히 긴 세월이다. 어떻게 오스만이라는 인물이 세운 작은 후국이 대제국의 반열까지 오르고 그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 키워드는 '유연함'이다. 오스만 제국은 이슬람 왕조치고 이슬람을 종교 외에 통치기술로서 사용한 흔적이 곳곳에 있다. 3대륙에 걸쳐 있는 지리적인 요인도 한몫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왕권 세습을 위한 형제 살해 제도, 기독교인 소년을 이슬람화 된 인재로 키우는 데브쉬르메 제도, 일종의 기부 체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