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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_71) 대송 제국 쇠망사 - 자오이 대당 제국 쇠망사의 후속 편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전작에서는 안록사의 난으로 당이 난장판이 된 시점부터 시작했다면, 이번 책은 조광윤이 송을 세우는 시점부터 시작한다. 즉 제목은 쇠망사이지만 실제적으로는 통사에 가깝다. 송은 다른 중국의 통일제국과 비교 했을 때 독특한 면이 있다. 우선 눈에 띄는 성군이 없다. 보통 각 통일 왕조마다 얼굴마담 격의 황제가 한 명은 있기 마련이다. 한무제, 당태종, 원쿠빌라이, 명 영락제, 청 강희제 - 창건자를 제외했을 때 누가 봐도 가장 먼저 떠올리는 황제들일 것이다. 그런데 송은 그런 황제가 없다. 굳이 따지면 인종이나 효종? 허나 앞의 인물들과 비교하면 이름값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 어찌 됐든 국가 운영의 시스템은 나름 견고했던 것 같다. 황제들의 묘호도 다른 ..
(2020_70) The Fault in Our Stars - John Green 오랜만에 읽는 원서다. 암투병 중인 두 청소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로맨스에 죽음이라는 요소를 추가하였다. 둘은 청소년답게 짧은 시간에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결국 남주인공인 어거스터스는 암이 재발하여 죽고 만다. 주인공인 헤이즐 증상을 보건대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암은 업무적으로 늘 가까이 있는 존재다. 하지만 암이라는 녀석을 데이터를 통해 보는 것과, 비록 소설일지라도 몸소 투병 중인 사람을 통해 보는 것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데이터를 통해 진단일, 입원일, 진단코드, 발생률 트렌드, 고연령자 할증 산정 등을 기계적으로 하고 있지만, 데이터의 숫자 하나하나가 암으로 고통받는 누군가의 소중한 인생에서 나왔음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대할 수 ..
(2020_69) 제국으로 가는 긴 여정 - 박한제 역시 남북조시대의 진짜 주인공은 선비족의 북위가 아닐까 싶다. 2권에서 다룬 남조 이야기에 비해 훨씬 역동적이고 암 걸릴 것 같은 인물도 적다. 저자인 박한제 교수가 호한융합론을 주장하는 학자임을 감안하더라도, 북조가 훨씬 나라다웠다는 것만은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탁발 선비의 북위가 동위/서위를 거쳐 북주/북제가 되고 수/당제국으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 곳곳에 역사적 교훈이 숨어있다. 사회적 다원화와 문화적 다양성은 스스로 발생하지 않는다. 외부 세력과 기존 세력의 융합 과정이 필요하며,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통합이 성공적이라면 그 과실은 달다. 알렉산드로스 제국이 그랬고, 로마제국이 그랬으며, 당제국이 그러했다. 기득권의 힘을 누르는 개혁이 무사히 완수되는 일은 극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