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중은 원말명초 사람이다. 혼란스러웠던 그 시기에 천하를 다퉜던 군웅은 주원장과 진우량이었다. 그 두 세력이 강남의 파양호에서 격돌했고, 주원장이 열세를 뒤집고 승리함으로써 명나라 건국의 기틀을 다졌다. 그 파양호 대전이 삼국연의의 적벽대전 이야기 모티브가 된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이다. 물론 후한 말 조조와 유비/동오 연합군이 적벽에서 크게 싸운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다. 파양호 대전은 거기에 살을 붙이는데 도움이 되었을 뿐이다.
역사는 돌고 돌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같지 않다. 유비는 승리했고 천하를 삼분하는데 까진 성공했지만 결국 대업을 이루진 못했다. 주원장은 진우량을 전사시키고 강남을 평정한 뒤 북벌에 성공하며 300년 통일왕조의 태조가 되었다. 유비에게 공명이 있었다면 주원장에겐 유기가 있었다. 공명은 실패했고 유기는 성공했다. 하지만 공명의 이름과 그가 남긴 일생은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유기에 비할바가 아니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절대적으로 좋은 것도, 절대적으로 나쁜 것도 없다. 인생은 그런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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