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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2021

(2021_27) 삼국지 7 - 이문열

 

드디어 유비는 서천을 차지한다. 삼국정립의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연의에서는 서천을 얻는 과정이 간단하게 묘사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음이 분명하다. 군사적으로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존 호족들과의 갈등 봉합하고 그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민심을 얻어내는 것은 그다음 일이었을지도. 

 

역사에 만약은 없다라지만, 유비가 천하를 통일하고 한실을 회복했다고 하더라도 그 새로운 한나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을지는 의문이다. 광무제 이후 후한은 약 200여 년간 호족 연합정권이었고 유비는 대표적인 복고주의자였기 때문이다. 광무제는 그래도 본인이 호족 출신이었지만 유비는 그런 기반도 없었다. 결국 유비 사후 공신 숙청과 황권 강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결국 단명 왕조로 끝나고 말지 않았을까... 관우, 장비, 공명 등 공신들도 결국 숙청을 당하고 말진 않았을까... 촉한 전통론을 지지하는 사람 입장에서 삼국지는 새드엔딩이지만 이러한 면들을 보면, 아쉽기 때문에 더욱 장렬하고 후세에 회자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원래 사람 마음이 그렇다. 초한지의 백미는 유방의 천하통일이 아니라 해하 결전과 항우의 최후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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