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란 세상을 사는 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자면 한 개인이 갖는 모든 '자본'을 의미한다. 이 책의 부제가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이를 7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심리자본
1. 인간을 강하게 하는 자원
예) 희망, 자신감, 낙관주의, 회복탄력성
2. 정신력, 감정적 평온
지속적인 발전 추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행동하게 한다.
문화자본
1. 내면화된 문화적 관점
일상에서 가치관, 취향, 지적 관심으로 표현됨
2. 문화를 통해 만들어졌거나, 문화적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제품
예) 책, 전자 매체, 악기, 스트리밍 서비스, 예술 작품, 스포츠 장비 등
지식자본
1. 졸업장, 학위, 자격증
고학력자의 시장 수요가 지식자본의 가치를 결정한다
2. 유익하고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
경제자본
1. 물질 재산
예) 돈, 주식, 부동산, 기업, 보석류, 금, 예술 작품
2. 노령연금, 국민연금, 생명보험, 상속 등 추후 예상되는 자산
신체자본
1. 건강, 외모, 체력, 젊음, 체중 같은 생물학적 특징
2. 신체 의식, 그리고 신체와 정신을 대하는 태도
3. 파트너 선정, 경력, 사회적 상승 때 작용하는 신체의 실용적 가치
언어자본
1. 언어 자산과 표현 방식, 그리고 이와 연결된 소통 및 사회적 역량
2. 교육 수준, 출신, 사회적 지위를 추론하게 하는 언어적 특징
사회자본
1. 모든 영역과 분야에서 쉽고 안전하게 움직이는 사회적 역량
2. 사회적 관계망
3. 사회자본에서 나오는 자원의 예 : 지원, 사회적 명성, 신뢰, 정보, 결정권자와의 친분
읽는 내내 저자의 주장이 무엇인지 헷갈렸다. 분명 저자는 출신배경에 상관없이 상위 계층의 아비투스를 습득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막상 읽어보면 그런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자는 각 계층마다 고유의 아비투스가 있고, 서로 다른 아비투스를 습득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논지를 일관되게 전개하고 있다. 대략 "너도 할 수 있다, 무지하게 어렵지만" 정도의 스탠스이다.
내용 자체는 틀린 말 하나 없긴 하다. 각 자본은 저마다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는 개인이 노력한다고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기에 너무 촘촘하다. 예를 들어보자. 좋은 심리 자본을 쌓기 위해선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각종 문화자본을 쌓기 위해 어느 정도 이상의 경제 자본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최소한 워라밸 좋고 연봉이 높은 일자리를 가진 부모 밑이어야 가능하다. 거기에 자산까지 많으면 더 좋고. 신체 자본은 어떤가? 매일 야근에 찌들어 사는데 몸을 관리할 시간이 어디 있나. 옛날과 달리 현대인은 먹고살기 힘든 사람일수록 살이 더 찌기 쉽다. 마지막으로 언어자 본과 사회자본이야말로 가정환경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런 것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뿐더러 세대에 걸쳐 전수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노력하면 중하위 계층도 상위 계층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고자 하는 사람이 읽으면 안 되는 책이다. 그보다 사회 시스템의 적나라한 고발서에 가깝다. 슬프게도 그 고발들은 상당 부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인간 사회는 과거부터 이래 오긴 했다. 현대에 와서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은 아닌 만큼, 어느정도는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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