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를 읽기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서를 먼저 읽어 보았다. 이런 방법도 한번 시도해봄직 하지 않을까?
소설 자체는 흠... 그저 그랬다. 내가 너무 시니컬한건가? 유럽식 신파 라는 느낌도 들었고. 존엄사를 앞둔 장애인 상류층이 죽기 직전 노동계층 여자에게 삶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사실 구원받은 것은 나였다"류의 소설이었다. 소설적 재미와는 별개로 묘하게 거부감이 들었다. 상류층이라는 윌의 배경이 아무래도 걸렸던 것 같다. 당신은 더 소중한 사람이야, 당신은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야, 당신은 용기를 내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야 해... 이런 말들이, 아무리 급작스런 사고로 인해 장애를 입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태어나면서 부터 상류층이었던 사람이 하는 말인지라 감동이 반감된달까. 나도 노력의 힘을 믿는 사람이고 윌이 말한 것들에 대해 딱히 부정할 생각은 없는데, 묘하게 불편함이 수그러지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에 윌이 루에게 남긴 거액의 돈 - 이것 자체로 루의 이야기를, 한 여자의 성장 스토리라기 보다 그저 예외적 존재로 만들어 버린듯한 느낌이었다. 뭐, 어쨌든 소설은 소설일 뿐이고. 나의 감상은 감상일 뿐이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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