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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_69) 제국으로 가는 긴 여정 - 박한제 역시 남북조시대의 진짜 주인공은 선비족의 북위가 아닐까 싶다. 2권에서 다룬 남조 이야기에 비해 훨씬 역동적이고 암 걸릴 것 같은 인물도 적다. 저자인 박한제 교수가 호한융합론을 주장하는 학자임을 감안하더라도, 북조가 훨씬 나라다웠다는 것만은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탁발 선비의 북위가 동위/서위를 거쳐 북주/북제가 되고 수/당제국으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 곳곳에 역사적 교훈이 숨어있다. 사회적 다원화와 문화적 다양성은 스스로 발생하지 않는다. 외부 세력과 기존 세력의 융합 과정이 필요하며,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통합이 성공적이라면 그 과실은 달다. 알렉산드로스 제국이 그랬고, 로마제국이 그랬으며, 당제국이 그러했다. 기득권의 힘을 누르는 개혁이 무사히 완수되는 일은 극히 ..
(2020_68) 강남의 낭만과 비극 - 박한제 박한제 교수의 중국 역사 기행 2권에 해당되는 책이다. 중국사에서 가장 특이했던 시기를 뽑으라면 역시 육조시대가 아닐까 싶다. 좋게 말하면 귀족제가 꽃피웠던 시기라고 말할 수도 있고, 나쁘게 말하면 위정자들이 정말 노답이었던 시대이기도 한 그런 시대. 뭐가 됐든 백성들 입장에서는 여간 힘든 게 아니었을 것이다만. 육조시대가 나름 중국 역사의 흐름에 족적을 남긴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강남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바야흐로 경제 중심은 강남, 정치 중심은 화북이라는 이중 체제가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의 관계를 본다면 이는 현재까지 유효한 듯하다. 이 시대는 지배층이 온전한 치국 정신이 부족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동란을 피해 화북에서 강남으..
(2020_67) 영웅 시대의 빛과 그늘 - 박한제 박한제 교수의 중국 역사기행 1편에 해당되는 책이다. 국내에 흔치 않은 위진남북조~수당 시대 전공 교수로서, 저자는 답사기행 형식을 빌려 테마 별로 역사적 사건들을 소개하고 있다. 1권은 주로 삼국시대에서 서진을 지나 오호시대 초반부의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서진이 멸망함으로써 본격적인 오호십육국 시대의 막을 올리게 되었다. 그 이후 200여 년간 계속된 호한융합의 결과로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 마지않는 당같은 세계제국이 탄생하였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그러나 호한융합시 흥망 했던 호족 왕조들은 현재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한 듯하다. 저자가 방문한 곳들은 보통 유명한 유적지가 아니며 어떤 곳은 현지인들조차 모르는 곳이 많은 것을 보면 말이다. 그중 한 예가 바로 동작대로 유명한 조조의 도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