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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2021

(2021_42) The Black Swan - Nassim Taleb

 

대학생 때 분명 읽어봤던 책인데 내용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감상만 남아있는데, 어렵고 재미없다- 정도의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안티프래질을 원서로 읽고 나니 블랙스완도 읽지 못할게 뭐가 있겠냐는 생각으로 호기롭게 원서로 도전했다. 다행히 그 사이 영어실력이 좀 늘었는지, 아니면 배경지식이 좀 더 많아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읽을만했다.

 

블랙스완은 계리사에게 익숙한 개념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fat tail, unknown unknown, conditional probability, short position 등... 익숙하기에 이해하기도 쉬웠고, 또 그만큼 고정관념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자면 - fat tail이란 개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정규분포를 떠올린다던가 하는. 참고로 저자는 대수의 법칙을 통한 정규분포 수렴을 악으로 규정한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내가 직업적으로 다루는 life 분야는 불확실성의 상방이 막혀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죽고 병에 걸릴 확률은 무한정 높아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굳이 위험요소를 찾자면 팬데믹 같은 재난 위험이 있기는 하다만. 어쨌든 명색의 리스크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조금은 위안이 됐다.

 

읽는 내내 인간 이성에 대한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겸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른다는 것은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니까. 어쩌면 내가 현재 모른다는 사실을 인식할 줄 아는 메타인지야 말로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무기일지도 모른다.